레이싱부츠를 신을 때는 어떤 양말을 신어야 하는가?

많은 분들이 아마 '당근! 땀 배출이 잘 되는 쿨맥스지~' 라고 대답하실 겁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면 양말입니다!'

왜 면양말이냐? 땀 배출도 잘 안되고 젖어버리는데, 좋은 쿨맥스 신어야지 이러시는
분들은 순전히 저의 사견이오니 들으셔도 되고 안들으셔도 됩니다^^;

쿨맥스(듀퐁의 대표적 통기성 섬유 등록상표입니다. 통기성 섬유는 엄청나게 많지만
이미 대명사가 됐기 때문에 그냥 쿨맥스라고 지칭하겠습니다.-_-;) 정말 시원하죠.
바람이 솔솔 들어옵니다. 바람이라도 불면 맨발인지 양말발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통기성이 좋죠. 운동한 발을 쉭쉭 움직이면 발가락 사이로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땀은 바로 '공기중'으로 날아갑니다.

쿨맥스는 어떤 때 신는 양말일까요?
'이 자식 바보아냐? 그냥 신고 싶으면 신는거지 운동할 때 신는거잖아 이놈아!' 혹은
'무슨 말을 이렇게 빙빙 돌리냐? 늬가 진짜로 말하고 싶은게 뭐야!'
이러시는 분들 분명 계실겁니다^^; 죄송합니다-_-;

쿨맥스는 땀이 차지 않도록 아예 처음부터 땀이 액체상태로 섬유에 흡수되기 전에 발산
시키는 원리입니다.
천을 이루고 있는 원사 중앙에는 구멍이 여러개 나있는데다 그것마저 편물형식으로
니트처럼 짜기 때문에 일반 직물에 비해 다공성구조를 가집니다.

여름용 폴로티셔츠,(특정 브랜드를 거론하면 안되지만-_-;) 라코스테의 피켓셔츠
입으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이것은 면 100%임에도 불구하고 꽤 시원합니다.
바로 원사끼리 꼬아서 짤 때 직물 형태가 아닌 편물(니트)로 짜기 때문에 아주 촘촘한
것처럼 보이지만 올과 올사이 수많은 통기구멍을 갖습니다.

땀이 천의 표면에 닿아 흡수되기전에 증발되기 때문에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발산(증발)된 땀은 어디로 갈까요?
딩동댕~맞습니다! '공기중'으로 날아가겠죠?

레이싱 부츠안의 쿨맥스 양말을 신은 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정말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쿨맥스의 이 뛰어난 통기성!
처음엔 기분 좋습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카본과 밀착돼있던 발바닥이 조금
미끄러워진 것을 느낍니다. 나중엔 어라? 아예 대놓고 전후진이군-_-;;

카본부츠는 크게 카본과 가죽으로 이뤄졌습니다. 카본바닥은 아주 견고하게 빈틈없이
발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가죽은 발 전체를 완벽하게 감싸는 구조입니다. 참 빈틈없죠?
체온이 상승하면서 처음 열 형태로 나타나는 땀은 액화가 되어 액체상태의 땀으로 변합니다.

문제는 이 일련의 과정이 모두 닫힌 공간안(부츠)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액화가 된 땀도 체온에 의해 증발이 되는데, 철저히 발의 내부와 외부는 카본과 가죽이라는
견고한 벽으로 가로 막혀있습니다.
'공기중'으로 날아가지 못하고 그대로 '그 안'에서 액화된 채, 흡수도 되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그 땀이 발바닥에 맺히면 그 땀은 윤활류 역할을 하게 되면서 카본 바닥과의
밀착감을 떨어뜨립니다. 발이 미세하게 움직이니 물집까지 잡히게 됩니다.

가죽은 그다지 흡습성이 좋은 천연 섬유가 아닙니다. 감촉이 좋은 견고한 섬유일 뿐이죠.
(참고로 최고의 흡습성과 통기성을 갖는 천연섬유는 '실크' 랍니다. 그렇다고 부츠안감을
실크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죠^^;)
그 내벽엔 땀이 김이 서리듯 균일하게 막을 형성합니다. 더구나 가죽의 안쪽 안감은 곱게
텍스쳐링을 해서 미세한 털들을 가지고 있지요. 발과의 그립감(피팅감)을 좋게 하기 위한
이 '털'이 땀을 그냥 마구마구 빨아 먹어버립니다. 털이 너무 미세하기 때문에 아무리 말려도
땀은 빠져나오질 않습니다. 실리카겔을 넣는다고 될까요? 안됩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쿨맥스를 신으면 부츠를 땀에 빨아버리는 격이 됩니다.
흡습층이 없는 쿨맥스는 양말로선 신고있는 그저 껍대기일 뿐이죠.

면양말은 흡습성을 가집니다. 그 흡습성은 한계치를 갖고 그 이상 흡수하면 그 이상 흡수하지
못합니다.면은 그 단면을 보면 가운데 루멘이라는 조금만 공간을 가지고 있는데,
그 홀(공간)안이 수분으로 꽉 채워지면 넘치게 되죠. 이 넘친 수분은 점점 전체로 퍼집니다.
땀을 흡수해줄 다른 창고(루멘)를 찾아 점차 퍼집니다.

쿨맥스는 '발바닥만' 집중적으로 젖습니다.
섬유가 흡습성이나 전수성(수분을 이동시켜주는 성질)을 전혀 갖고 있지 않고
통풍에만 신경썼기 때문입니다.

면양말은 '전체적으로' 젖습니다. 양말을 구성하고 있는 면 전체가 흡수할 수 있는만큼의
수분을 닥치는대로 빨아들입니다. 통기성은 한계가 있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젖은 면만큼의 피팅감을 주는 섬유도 흔치 않습니다. 발도 어느정도 수분에 의해
라면 퉁퉁 불듯 불게 되고, 미세한 카본틈을 그 젖은 면과 살들이 채워줍니다.

레이싱부츠는 레이싱 수행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최적의 힘전달이 최고의 목표죠.
통풍이 되면 정말 좋겠제만 그것을 고려하기 위해 중요한 다른 기계요소들을 첨가해야합니다.
복잡하죠^^; 그래서 통기성은 무시됐습니다. 일부 레이싱 스케이트는 벤트(vent)를 앞 부분에
뚫었지만 그건 데코레이션입니다^^;
통기성이 없는 소재로 신발을 만든다면 공기의 흐름에 흡입구가 있으면 분출구가 있어야 합니다.
신발 전체가 통기성을 갖는 소재로 만들어졌다면 특별히 벤트가 필요없죠.

앞부분에 구멍 뚫린 TR과 마리아니 M8000! 눈속임입니다. 속지마세요^^; 멋있어 보이죠?
만약 신경써서 만들었다면 발바닥 카본에 벤트가 있거나 미세한 에어채널 튜브가 내장되어
있어야합니다. 철망 매쉬로는 미미합니다! 아무리 빠른속도로 달린다고 해도 그 구멍과
가까운 부분의 열발산만 될 뿐 가장 땀이 많이 나는 발바닥의 땀은 공기중으로 날아가지
않습니다. 더구나 쿨맥스를 신으셨다면^^;

쿨맥스 양말은 메쉬나 쿨맥스로 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실때나 통기성이 보장된
운동화를 신었을 때만 그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스노우 보드 부츠 신을 때도
쿨맥스는 안됩니다.

클맥스 양말은 레이싱엔 '꽝'입니다. 땀에 젖은 면양말이 더 좋은 피팅감과 힘전달을
해줍니다. 정확히는 신으시면 안되겠습니다!

레이싱부츠는 참을 수 있을 정도의 가장 작은 것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발에 잘 맞는다는 가정하에 양말은 되도록이면 가장 얇은 면양말을 신으세요.
스타킹 두께의 얇은 양말입니다.
나이키 아디다스등에서 나오는 스니커즈용 양말은 발바닥 부분이 쿠션처리를 해서
두껍습니다. 제 부츠는 일반 신사용 면양말을 신어도 발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오직 그 얇디 얇은 양말만 신어야 합니다^^;

두꺼운 양말은 힘을 먹어버리죠. 편하게 레이싱을 타시겠다면 머 상관은 없습니다만,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 꼭 맞는 스케이트라는 가정하에 맨발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가장 얇은 면양말입니다. 쿨맥스는 순위에도 없습니다^^;
저도 맨발로 타다가 그놈의 '향기' 때문에 양말을 신습니다.
만약 에어채널이 내장된 구조라면 양말을 신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없을텐데 아쉽습니다.
그 레이싱부츠는 제가 만들어 드릴께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첫번째 저의 글은 참 부질없는 내용의, 컬럼이라고 하기엔 좀 죄송합니다.
사진이 있는 멋진 글로 채워야 하는데, 분발하겠습니다.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하겠습니다. 봐주세요^^;

P.S. 섬유공학과라 그나마 아는게 이것 뿐입니다.-_-; 밑천 다 떨어졌다. 아~~악!!!

- 출처 - 김구철의 인라인 세상 http://plaza.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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